참 지혜
신으로부터
'소원 세 가지를 들어주겠다'는 언질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당장 첫 소원을 말했다.
"저를 미인들로부터 사랑받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날부터 그이 앞에는 아름다운 여자들이 헤아릴 수 없이 나타났다.
그를 보기만 하면 사랑하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하는 미인들.
그들은 넋을 놓고 그를 따라 다녔다.
그런데도 그는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미인들로부터 시달림을 받아 날로 파김치가 되었다.
견디다 못한 그는 신께 두번째 청을 넣고 말았다.
"저들로부터 나를 구하소서. 나는 저들의 사랑 공세에 지쳤나이다."
그의 주위는 다시 조용해졌다.
이제 그에게 소원을 풀 기회란 딱 한번 밖에 없었다.
그는 무엇을 원할 것인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사람을 마구 부릴 수 있는 높은 자리를 달라고 할 것인가,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할 것인가,
오래오래 살게 해달라고 할 것인가.
그외에도 많고 많은 소원이 그의 머리 속을 어지럽혔다.
이것을 청하자니 저것이 놓치기 싫고
저것을 청하자니 이것이 놓치기 싫고 그는 이 일로 신경쇠약이 되었다.
그는 마침내 한가지 남은 것을 신의 답을 구하는 것으로 쓰고 말았다.
"부디 제가 무엇을 청했어야 했는지 그것을 가르쳐 주소서."
신은 말했다.
"내가 너라면
쳣째는 사랑받는 것보다는 사랑하는 능력을 크게 해달라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솔로몬처럼 귀담아 듣는 지혜를 달라고 했을 것이고,
세째로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때 그때에 충실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을 것이다."
"주여, 우둔한 저에게는 그러나 이제 기회가 없나이다."
"아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이 세가지의 씨앗은 내가 진즉 너희 마음 속에다가 깊이 심어 놓았었다.
그러니 각자 노력하기에 따라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도 있고
거둘 수 없기도 할 것이다."
- 생각하는 동화 '멀리가는 향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