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우련(祐練)신경희

 

 

금싸라기 같은 아픔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는 아픔이 있는 사람이 좋다

그러나 그 아픔으로 인하여

비판적이지 않으면 좋겠다.

디딤돌로 만들어 한뻠씩 커가는

그런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

 

일부러 시련을 겪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는 시련속에 꽃으로 피어난 사람이 좋다

그러나 그 시련으로 인하여

부정적이지 않으면 좋겠다

그늘진 삶을 이해하는 따뜻한

그런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

 

봉황은 살아있는 벌레도 먹지 않고

살아있는 풀 위에도 앉지 않는다고한다.

생명의 존귀마져도 잊혀지며

무감각해지는 팍팍한 이 사회속에서도

벌레하나의 생명과

살아있는 풀 하나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채찍으로 달려온 삶의 현장에서

어느 한 귀퉁이 서러움이 없었던 사람이 있을까

나는 눈물이 있는 사람이 좋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할 줄 알고

흔들리는 술잔위에 머리를 기대며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그런 감성이 살아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감미로운 사랑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좋다

뜨거운 사랑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과 끝이 똑 같은

헤프지 않은 사랑이면 좋겠다.

가볍지 않은 사랑이면 더욱 좋겠다.

 

온화한 미소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는 미소가 많은 사람이 좋다.

호탕하게 웃을 줄 알면서도

때로는 온화한 미소 하나가

어떠한 위로의 말보다도

힘과 용기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런 미소가 많은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

 

도도하면서도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는 도도하면서도 당당한 사람이 좋다

그러나 그 당당함이 지나쳐

자기우월주위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다.

당당하면서도 자애로움이 몸속에 스며있는

배려가 많은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

 

관심을 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는 광야에 버려진 외로움을 갖고 있는 사람이 좋다

아무도 없이 허허 벌판에 서 있는 외로움

내면의 깊은 곳에 외로움이 많은 사람

그래서 도리어 사랑이 된 사람

그런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