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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의 바람 속에

귀인 청솔 2013. 3. 6. 09:58

삼월의 바람 속에 

        글 : 이해인 클라우디아 수녀님
        어디선지 몰래 숨어들어 온
        근심, 걱정 때문에
        겨우내 몸살이 심했습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산기슭에도
        꽃 한 송이 피워 내려고
        바람은 이토록 오래 부는 것입니까
        삼월의 바람 속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
        아직은 시린 햇볕으로
        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
        늘상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살아 있기에 바람이 좋고
        바람이 좋아 살아 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
        당신이 계시기에
        나는 먼데서도
        잠들 수 없는 삼월의 바람
        어둠의 벼랑 끝에서도
        노래로 일어서는 삼월의 바람입니다
            -「시간의 얼굴」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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